2016년. 무더운 여름 속에 갇혀있는 회색 아스팔트의 뉴욕, 맨하튼.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도 어제처럼 평범하게 일상을 영위해 가지만, 간혹 어제와는 다른 아침을 맞게 된 이들도 존재합니다. '이미르'.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땅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던 어느 이들은 갑자기 생겨난 능력으로 인해 비일상을 맞이하고 있거나, 기이한 능력을 가진 채로 첫 숨을 들이키며 태어나고 있습니다.

 

 

 우리와 공존하고 있는 이미르의 능력은 각양각색입니다. 호르몬 작용으로 마치 마약에 중독된 듯한 효과를 일으키는 이가 있는가 하면, 사람의 시신경을 확장시켜 맹점에 몸을 숨기는 이도 있습니다. 또한 운동능력이 극도로 뛰어나 인간의 신체 능력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하기도 합니다.

 

 

 이미르가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금, 소수자이자 초능력자인 이미르는 다양한 방법으로 억압받고 있습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이미르와 비이미르의 화합을 위해 앞장서 노력하던 이들이 다수 있었지만 현재에 그런 운동들은 정부의 탄압에 점차 사라지는 형국입니다. 또한 2015년에 제정된 '이미르 차별법'과 '이미르 고유 식별번호 법안'으로 인해 이미르는 더욱 강력한 차별, 합법적인 차별들로 고통 받게 됩니다. 이미르들을 향한 혐오는 독일의 나치즘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여기에 저항하지 못합니다. 자유의 슬로건을 뜯어버린 미국 정부의 커다란 손은 이제 더 이상 민주적이지도, 공익을 위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 미국의 모든 이미르들은 뒷목에 이미르를 통제하는 '전자칩'을 박은 채로 국가의 감시 하에 살고 있습니다.

 

 

 이미르에 대한 차별, 비이미르에 대한 역차별(이미르의 국제 공인 운동경기 참가불가 규정, 특수 직종의 이미르 우대 등)의 타파와 이미르·비이미르의 화합을 위해 발족한 것이 '이그드라실'이었지만, 현재는 이미르의 근간을 이루는 이미르 복지와 의식 개선 등의 권한들은 모두 연방국에 빼앗긴 채 이미르 범죄 전담의 역할만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르들은 이그드라실을 '차별의 앞잡이'라 비난하고, 비이미르들은 이그드라실에게 이미르 범죄를 떠맡기며 '쓰레기 처분장'이라 조롱합니다.

 

 

 차별과 조롱이 난무하는 미국에는 더 이상 그 누구의 권리도 자유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6년 8월, 이그드라실은 무슨 이유에선지 8대 기관장 힐다 요한슨의 손으로 구성되었던 '팀 니드호그'의 형태를 차용한 새로운 전투팀의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그 것이 더 효율적인 탄압을 위함인지, 혹은 또 다른 시도를 하기 위해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모두의 이목이 그 곳에 집중됩니다. 새로운 바람이 맨하튼으로 불어옵니다. 무언가가 시작되려 하고 있습니다.